일기

청각장애인과 휴대폰

koc/SALM 2009. 12. 6. 17:17

그저께(2009년 12월 4일) 볼일을 보러 가려고 시내버스를 탔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 휴대폰을 들고 별의별 짓을 다 하고 있었다.

별 이상한 여자 다 보겠군

처음에는 그 사람의 사정도 생각지 않고 저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얼굴이 두꺼운 여자라도 버스 안에서 저렇게까지 팔을 휘젓거나 고개를 젓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것도 휴대폰을 보면서...

어, 휴대폰...?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그녀가 들고 있는 휴대폰은 화상 통신이 지원되는 휴대폰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녀가 들고 있는 휴대폰 화면에는 누군가가 열심히 그녀처럼 팔을 휘젓거나 고개를 움직이고 있었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미안했다. 알지도 못하면서 그녀의 행동을, 그녀의 표현을 이상한 짓으로 치부해 버린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우리는 간혹 너무나 당연하기에, 그것이 당연하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린다. 앞으로는 그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스스로에게 바라 본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