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면 평등할까?
이건 정책학과 법학, 정치학 등에서 최고의 화제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 대 사람
사실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기회를 주다 보면 불평등하게 여기는 사람이 생긴다. 왜냐고?
- 난 가족인데 왜 남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야 하나?
- 난 애인/배우자인데, 왜 남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야 하나?
- 난 학교 후배인데, 왜 남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야 하나?
- 난 직장 동료인데, 왜 남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야 하나?
사실 위 네 경우는 모두 공평한 기회를 주었다고 해도 위의 불평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왜? 인간은 이기적이니까. 가족이기에, 애인/배우자이기에, 학연/지연 등에 얽혀 있기에, 그러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남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면 오히려 더 못한 대우를 받았다고 여긴다. 이러한 이기적인 인간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패배하고 말았다. 이건 뭐 다 아는 상식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평등하지 않아야 사회가 유지된다는 역설이 숨어 있다.
정책과 개인
반대로 정부 정책이 몇몇 사람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간다면? 그건 앞서 말한 역설과 상관없이 비민주적이며, 불평등한 조치일 뿐이다. 이는 개인 대 개인의 경우와 정부 대 개인의 경우는 그 입장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은 국민 전체를 살펴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한쪽을 무시한다면, 그 자체로 이미 위헌적인 요소를 포함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에서 일방에게 불평등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면, 법률은 그럴 경우에 충분한 보상을 하게 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러할 경우에 최소한의 평등을 규정하기도 한다. 이는 최소 생계를 보장 받아야 하며(최저 생계비), 최소한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의무 교육 제도), 근로함으로써 최저한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최저임금 제도) 등 여러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사실 반자본주의적이다. 그러면 반민주적일까? 자본주의는 곧 민주주의라고 착각하는 이들은 이러한 제도를 반민주적 제도라고 일컫지만, 사실 이 제도는 지극히 민주적인 제도이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적 절차나 민주적 사회제도가 아니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구성원 하나하나가 자신의 삶을 영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하루 한 /끼도 못 먹는 사람에게 민주주의 제도에 대해 말해 봐야 쇠 귀에 경 읽기다. 이런 면에서 독재자였던 박정희의 방식은 지극히 옳고 민주적이다.
반자본주의적 제도가 반민주적이지 않듯이, 민주적인 제도가 반드시 자본주의에 합당한 제도이지도 않다. 국가가 운영하는 국영기업이나 공기업을 수천억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계속 운영하는 것은 민주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게 자본주의적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덧붙이며
지금 한나라당과 수꼴 무리는 일부 언론의 천안함 사태를 두고 좌빨이 어쩌고 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 그런데 민주적인 사회는 다중성 및 다원성을 인정함으로써 비롯하는 사회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다원성을 부정하고, 오로지 "정부 정책에 대한 맹목적 지지"만을 주장하고 있을까? 왜 그들은 이러한 반민주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스스로를 민주적인 집단이라고 주장할까?
역사적으로 이런 집단이 여러 차례 나타났죠.
- 20세기 초 독일의 히틀러와 나치스 : 준법 및 국가 정책에의 맹목적 지지라는 점에서 대단히 '민주적인 인간' 및 '민주적인 세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질도 민주적이었나요?
- 20세기 중반의 미국 공화당과 매카시 상원 의원 : 그들의 행위는 현재 반민주적이었다고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보다 개인의 자유가 더 소중하다고 미국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죠.
- 20세기 중반의 프랑스 제5공화국과 드골 : 드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스에 대항하여 싸웠습니다. 그런데 전후 프랑스에서는 '독재자'라고 불렸습니다. 왜?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은 세계 여러 나라에 전수되어, 독재 옹호 헌법으로 불리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유신헌법도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을 바탕으로 만들었죠.
현재 한나라당과 이명박 행정부의 행태는 드골 행정부와 나치스 독일를 혼합한 형태인데, 게다가 때아닌 북풍을 일으켜, 매카시즘을 스스로 일으키고 있습니다. 준법을 강조하지만, 정작 지도층에서는 탈법과 불법이 널리 퍼진 상태이죠. 공공연히 언론을 통제하고 있고, 아예 똑같은 행위를 앞에 두고도 선관위는 한나라당 측의 행위는 무혐의 처리하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SSS에 버금가는 떡검/색검이 버티고 있습니다.
걸핏하면 한국은 전쟁 중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휴전' 어쩌고 합니다 그런데 이걸 어쩝니까? 대한민국은 휴전 상태가 아니거든요. 1953년 맺은 조약은 정전조약입니다. 휴전조약이 아닙니다. 정전조약은 3년의 평온한 기간이 끝나면 휴전조약으로 대치됩니다. 휴전조약은 30년의 평온한 기간이 끝나면 종전조약으로 대치되죠. '평온한 기간'이 뭐냐고요? 그 이전 사건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 이전 사건이 테러 등의 준전시 상황이었다면, 그러한 준전시 상황 없이 30년을 지내야 합니다. 한국 전쟁의 경우는? 전면전이었죠. 전면전의 경우 대대 병력 이상의 무력 충돌이 일어나야 '평온한 상태가 아니다'라고 판단합니다.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요? 대대 병력 이상이 동원된 경우는 있었어도, 실제로 무력 충돌한 경우는 없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른 여러 의견이 있지만, 대체로 위와 같은 상황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인정 못하겠다고 한다면? 인류 역사에서 '냉전'이라는 말이 사라져야죠. 미국과 소련은 수없이 많이 무력 충돌을 벌였습니다. 심지어 대대급 이상의 무력 충돌도 한국전쟁 이후에 최소 2차례 이상 발생했거든요.
이렇듯이 쌀이 익어 밥이 된 상황에서도 저들은 휴전을 말하면서 매카시즘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저들을 왜 수꼴- 이기적 수구 꼴통 -이라고 부르는지 좀 이해하시겠죠?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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