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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미친놈의 왕미친세상입니다. 미친 소리는 써도 되지만, 근거 없는 소리는 쓰면 안 됩니다.


사랑편지

정호승 지음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그대는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그대는 내 영혼의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그대는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그대는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내가 그대를 사랑하지 않았던 날들처럼
하루하루 최후의 날처럼 지나가고
나는 나를 책망하는 날보다
그대를 원망하는 날들이 많았나니
오늘은 창 밖에 등불 하나 내어 걸고
기다림 때문에 내 그대를 사랑하노라
사랑하기에 내 그대를 기다리노라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그대는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그대는 새벽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
그대는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 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덧붙이는 말

당연한 말이겠지만, 저작권은 정호승 님께 있습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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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koc/SALM입니다.
본문에 저작권에 대한 사항이 나타나지 않거나, 저작권이 BY-SA로 표기되어 있다면,
이 글은 GFDL로 공개한 글입니다.

어제 갑자기 에이스가 먹고 싶어서 에이스를 샀다. 요즘 에이스는 처음 나왔을 때와는 달리 조금 짜기 때문에 자주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참고로 처음 나왔을 때는 무덤덤한 맛이었다. 다른 과자와는 달리 맛이 없기 때문에 더 먹게 되는 신기한 과자였다.

그런데 에이스 표지에 에이스 데이를 설명하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90년대 초반부터 중고생들이 10월 마지막 날에 에이스를 전해주며 서로 사랑우정을 나누던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정말로?!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에이스 데이의 시작은 저게 아니다.

잊혀진 계절

일단 Ace를 언제부터 시월 마지막 날에 먹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30대 후반부터 40대까지라면 다들 한두 번은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바로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대략 1980년대 중반부터 서울의 어느 찻집(커피숍)에서 시월 마지막 날에는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틀어주었고, 커피를 시키는 사람에게는 에이스를 서비스로 주었다. 그래서 아예 그날을 잊혀진 계절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일설에는 그 커피숍 주인이 가수 이용의 열렬한 팬이었고, 특히 〈잊혀진 계절〉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에이스는 그 특유의 덤덤하 맛, 나쁘게 말하면 정말 맛없는 과자였고, 좋게 말하면 아무 맛이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특이한 과자였다. 특히 에이스를 커피에 적셔 먹으면 먹기에 알맞게 부드럽게 바뀌면서 맛도 제법 풍미를 갖추게 되는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적어도 내가 고등학생이던 1990년대 초까지는 잊혀진 계절로 불렸다.

어?! 그럼 에이스 데이는?! 그날을 기념하던 사람이 바뀌면서 그날의 명칭이 달라진 거다.

에이스 데이

일단 잊혀진 계절이 커피숍에서 발원하였다고 말했는데, 이것만 보면 청소년이나 중고생과는 전혀 상관없다. 당시 커피숍은 중고생 출입 불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문화의 향유 및 창조하는 계층이 20~30대에서 10~20대로 바뀐다. 이는 연예계 등에서 젊은 계층이 늘어났다는 뜻도 되고, 가요계에서 발라드곡이 서서히 퇴보하면서 춤곡이나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서서히 에이스를 즐기는 계층이 20대 후반 이후에서 10대로 내려오게 된다. 아울러 잊혀진 계절을 기념하던 장소도 커피숍에서 분식집이나 친구끼리 모이기 쉬운 곳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마치며

에이스 데이라는 말을 만든 사람은 1990년대 중반의 중고생이었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잊지 말자. 시월 마지막 날에 에이스를 먹던 사람 가운데 중고생이 아니던, 1980년대의 20대 젊은이도 있었다는 사실을!

덧// 에이스 만드는 분들, 예전처럼 덤덤한 맛으로 바꿔 주면 안될까요? 갈수록 에이스에 짠맛이 강해지네요. ㅡㅡ;;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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